서운해 하세요

모여 놀던 친구들이 어느 날부터 자연스럽게 둘로 나뉘었다. 누가 정한 것도 아니고, 다툰 것도 아니었다. 그냥 어느 순간부터 함께 모이는 사람들이 달라졌다.

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말했다. 왜 자기만 부르지 않았냐고. 조금 서운하다고.

나는 말했다.

"서운해 하세요."

말이 입 밖으로 나가자마자 느꼈다. 아, 이 말은 너무 날카롭구나.

상대가 틀렸다는 뜻도 아니었고, 비웃거나 비난하려는 뜻도 아니었다. 그냥 시간이 흐르며 너무나 자연스러운,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. 그런데도 그 말은 사람의 마음을 향하지 않고 있었다.

그 순간부터 말을 아끼게 되었다. 말을 안 하는 사람이 되었다기보다,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삼키는 사람이 되었다.

친구들은 종종 말했다.

"말 좀 해."

하지만 말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. 말은 생각보다 쉽게 사람을 찔렀으니까.

그렇다고 평생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.

어느 날 가족이 딸기를 그릇에 담아 주었다. 그릇 속 딸기는 꽁꽁 얼어 있었다. 나는 무심코 말했다.

"이걸 어떻게 먹으라고 가져다 준 거야?"

말이 입 밖으로 나온 순간, 또 느꼈다. 아, 또 그랬구나.

당연히 녹여 먹으면 된다. 내가 하고 싶었던 말도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. 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. 가시는 늘 뱉고 난 다음에 보였다.

그 뒤로도 가끔 그런 말들이 흘러넘친다.

나조차 삼키지 못한 말들. 상대를 향한 말이라기보다 내 성급함과 무심함이 먼저 묻어나는 말들.

그때마다 나는 조금씩 더 조용해진다.

어쩌면 지금의 침묵도 그런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인지 모른다. 세상에는,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말들이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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